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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서 꿈과 성장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젊은 청년이 있다.‘언제 어디서나 누릴 수 있는 건강’이라는 신조로 바이오 스타트업 ㈜킥더허들을 설립한 김태양(36) 대표이다.2022년 경상남도 청년친화기업으로 선정된 킥더허들의 김 대표를 만났다.(경남공감 2022년 9월호) 글 배해귀 사진 김정민 허들을 걷어차고 건강한 삶을 누리자! ㈜킥더허들은 약국을 운영하는 김 대표와 중국에서 생명공학을 전공하던 박진환(35) 부대표가 군대에서 인연을 맺으면서 시작되었다. “창원에서 학창 시절을 보내고 약대를 진학 후 군 복무를 하게 되었습니다. 거기서 박 부대표를 만나게 되어 창업에 속도를 내게 되었죠. 창업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고, 창업과 관련된 책도 약 200권 정도 읽었던 것 같아요.” 이후 약대를 졸업하고 약국을 운영하던 김 대표는 부대표와 함께 국내 최초 화상복약지도 서비스 특허를 등록했고, 2018년에 헬스케어 벤처기업 ㈜킥더허들을 설립했다. “약국을 경영하면서 다양한 환자들과 상담했어요. 많은 사람들이 건강을 방해하는 생활환경, 경제적 문제, 제도적 문제 등과 같은 ‘장애물(허들) 때문에 건강한 삶을 누리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고 허들을 걷어차고 건강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 위해 과감하게 도전’하겠다는 의미로 바이오 스타트업 킥더허들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약사가 직접 상담하는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만들어 김 대표는 기존에 맛이 없어 잘 먹지 못했던 유기농 양배추즙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겁먹지마’ 브랜드를 개발하고, 국내 최초 상담형 온라인 드럭스토어를 오픈하는 등 끊임없이 도전했다. 그 중 킥더허들을 알린 ‘피토틱스’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피토틱스는 건강기능식품 분야에서 소위 말하는 대박을 쳤다. “여성들이 질염을 앓을 때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것을 보고 한국인 질 유래 특허 유산균인 피토틱스 옐로우를 개발했어요. 그 외에도 믿을 수 있는 재료만을 고집해 약사의 전문적인 설계로 만든 유산균 전문 제품들을 개발했죠.” 유산균은 최소 3개월 이상 복용해야 효과가 있다고 강조한 그는 값비싼 광고와 불필요한 유통과정을 줄여 타사 대비 57~66%의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한 것도 인기 요인 중 하나였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2019년 10월에 출시한 피토틱스는 2022년 한국 소비자 만족지수 발효율피(밤의 속껍질인 율피를 발효해 개발한 천연 소재)부문에서 건강기능식품으로 1위를 하였고, 지난 6월 기준 N쇼핑 여성 카테고리 1위를 차지했다. 또 그는 코로나 시대를 맞아 비대면 서비스 플랫폼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 그래서 전문 약사 그룹과 협력 및 연구 네트워크를 통해 자신의 몸에 필요한 영양제를 약사와 온라인 상담 후 한 번에 먹을 수 있도록 포장되어 배달되는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추천 서비스 플랫폼인 ‘핏타민’을 개발해 창업 4년 만에 매출 108억 원(2021년 기준)을 달성했고 올해는 약 400억 원을 예상하고 있다. 경상남도 지원 사업에 선정돼 한층 성장 “처음 창업을 시작할 때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진행한 예비창업패키지 경남 1위를 한 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이후 다양한 사업에 지원·선정되었고, 또 신속하게 브랜드를 기획하면서 회사가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2020년 경남도에서 결성한 지스트롱 혁신창업펀드로 3억 원의 투자를 받은 것도 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경남에서 창업 후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킥더허들은 창원에 본사를, 김해와 서울에 지사를 뒀다. 그리고 창업한 해에는 단 6명이었던 직원이 5년 만에 107명으로 늘어났다. 성장과 함께 나눔도 실천했다. 캠페인을 펼쳐 얻은 수익금으로 국가유공자들에게 생계비와 의료기기 등을 지원하기도 했다. “경남에는 스타트업이 많지 않다 보니 서울의 치열함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회가 많았습니다. 또 직원들의 경우, 서울에서는 이직하는 경우가 많지만 경남에서는 회사와 같이 성장하면서 길게 호흡할 직원이 많은 것도 성장 배경이 되었습니다.” 2021년 경상남도 고용우수기업으로 선정, 지난 7월에는 경상남도 청년친화기업으로도 선정된 킥더허들은 회사 이름처럼 허들을 걷어차고 건강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다. 향후 의료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정확한 진단 서비스를 통해 데이터와 소재를 연결한 완성형 헬스케어 기업으로 발전해 경남뿐 아니라 국내에서 최초로 기업가치가 10조 이상인 헬스케어 K-데카콘 스타트업이 되고자 한다는 김태양 대표. 그의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킥더허들위 치 창원시 의창구 용동로57번길18 시그니처M빌딩 8층문 의 070-5117-8119 www.kthd.co.kr
22.09.14.반려인구가 1500만에 육박하는 세상이지만, 아직도 반려 동물에 대한 호불호는 나뉜다. 유기견·유기묘에 대한 선입견의 골도 깊다. 하지만, 세상은 변하고 있다. 유기묘를 입양해 소중한 반려가족으로 받아들이고, 경남도 주최 각종 공모전에서 수상하며 길고양이 인식개선 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을 만났다. (경남공감 2022년 9월호) 글 박정희 사진 김정민 경남도 주최 자원봉사 우수사례 수상 김미숙(59·함안군 가야읍·필명 연하)씨는 어쩌다 고양이 작가로 불린다. 2020~2021년 경남도에서 주최한 웹툰 공모전과 자원봉사 우수사례 공모대회인 ‘이그나이트’ 공모전에서 수상한 것이 계기가 됐다. 큰 수술을 두 번이나 받고 몸이 안 좋아 우울증까지 앓았던 그는 2018년 지인과 우연히 찾은 유기묘 센터에서 한 고양이를 만났고, 반려가족 ‘수양이(코리안 쇼트헤어)’로 맞아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다. “저는 평소 동물을 좋아하지도 않았고, 유기묘에 대한 편견까지 있었어요. 그런데 그날 수챗구멍에서 구조된 3마리 중 하나인 이 녀석과 눈이 딱 마주쳤지 뭐예요. 태어난 지 두 달 됐다는데 그 달에 입양되지 못하면 안락사를 시킨다더라구요. 간절한 눈망울을 외면하지 못했어요. 운명이었나 봐요.” 입양은 했으나 수양이는 눈도 못 뜰 정도로 아팠다. 의사도 살기 어렵다고 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간절히 기도했고, 며칠 밤낮을 열심히 간호했다. 연하 씨의 간절함이 통했던 건지 수양이는 기력을 찾았고, 소중한 반려가족이 됐다. 수양이 덕분에 돈독해진 가족애 수양이를 가족으로 맞아들이면서 연하 씨 가족의 삶은 크게 달라졌다. 먼저 길고양이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고, 동물을 사랑하게 됐다. 수양이와의 하루하루를 기록하고, 가족에게 보내기도 했다. 그때까지 연하 씨네 가족은 휴대폰에서 가족끼리 대화를 나누는 ‘단톡방’이 없었는데, 수양이 입양을 계기로 단톡방도 생겼다. 멀리 떨어져 사는 딸(안수진·33)은 수양이 이름을 짓고 동생처럼 예뻐하며 수양이 안부를 물었고, 수양이에게 드는 비용 일체를 기꺼이 부담했다. 바쁜 남편(안상주·63)도 처음에는 마뜩찮아 하더니 이제는 고양이 털에도 개의치 않고 고양이 마사지를 해줄 정도가 됐다. 가장 많이 달라진 건 연하 씨 자신이다. 우울했던 마음이 밝아지고, 하루하루가 행복해졌다. 가정을 위해 늘 바쁘게 일하고,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크고 작은 봉사활동을 하고, 시간을 쪼개 새벽 운동까지 다니면서 열심히 살기는 했지만 몸이 아프자 우울하기 그지없었는데 수양이가 어루만져줬다. 감수성이 풍부한 연하 씨는 이 고마운 하루하루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수양이를 스케치하고, 수양이를 의인화해서 상상했다. 이 기록은 가족의 소통 통로가 됐고, 또 다른 세상으로의 연결고리가 됐다. 어쩌다 보니 고양이 작가로 등단 연하 씨는 내친 김에 자신이 겪은 ‘길고양이와의 운명적인 사랑’을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며 길고양이에 대한 인식 개선에 보탬이 되고 싶어졌다. 큰 기대를 하지는 않고 지인의 도움으로 2020년 경남도가 주최한 웹툰 공모전에 응모했는데, 또 운명처럼 당선됐다. 상금 300만 원으로 <수양일기>라는 제목의 책을 500권 발행하는 기쁨까지 누렸다. 그림 하나에 글 한편인 간결한 형식이라 제법 인기도 있다. 어떤 이는 책 한권 다 읽기 어려운데 이 책은 쉬워서 좋다며 응원해줬다. 이듬해엔 경남도 자원봉사센터 ‘이그나이트’ 공모전에서도 상을 받았다. 길고양이 인식 개선에 도움주고파 연하 씨는 현재 길고양이에 대한 인식개선을 위한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작가 등단을 계기로 여러 곳에서 연락을 하면 사양하지 않고 힘을 보탠다. 김해에서 벽화도 함께 그리고, 전시회도 열었다. 최근 함안으로 이사 오기 전까지 김해에 살았기 때문에 주 활동 무대가 김해라고 했다. 요즘에는 비영리법인 김해동네고양이협회 회원들과 김해문화재단 김해문화센터의 도시문화실험실 의제에도 참여하고 있다. 김해에서는 ‘길고양이 문제로 인한 사람들의 갈등’ 의제를 채택하고 시민의 다양한 생각을 공유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경남도, 길고양이 중성화 수술비 지원 경남도는 동물보호법 제4조에 따라 길고양이 개체수 조절을 위한 중성화 수술과정인 TNR(Trap-Neuter-Return) 수술비를 지원한다. TNR은 길고양이를 잡아 안락사시키지 않고 중성화 수술을 한 후 다시 방생하는 것을 말한다. 길고양이 소음과 환경오염 등에 따른 주민 생활민원 해결 및 길고양이 개체 수 조절을 통한 공존 방안 마련을 위해서다. 2021년의 경우 2010마리에 3억 100만 원이 지원됐다. 현재 전국적으로 캣맘으로 불리는 길고양이 돌보미와 길고양이 숫자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고, 지자체별 대처 방식도 다르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길고양이 급식소 마련 등 위생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으로 길고양이와 공존하는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22.09.14.제52회 경상남도 공예품대전에서 대상의 영예를 안은 정재헌 도예가의 작업실 우해요(牛海窯)를 찾았다.진흙 소가 찾아든 곳, 전통의 맥을 잇는 우직한 도예가가 있다.(경남공감 2022년 9월호) 글 김미영 사진 김정민 마을의 일부로 녹아든 ‘우해요(牛海窯)’ 밀양시 단장면 구미마을에 자리한 ‘우해요(牛海窯)’를 하마터면 지나칠뻔했다. 여느 시골집과 다름없는 모습에 긴가민가하던 중 정재헌(62) 작가가 나와 주차 자리까지 봐주신다. “날씨도 더운데 먼 길 오느라 애먹었지요?” 작가를 따라 마당에 들어섰다. 우사가 딸린 시골집을 크게 손대지 않은 작업실이 모습을 드러냈다. 마을 경관을 해치지 않고 자연스레 녹아든 노력이 곳곳에서 묻어난다. 정지문(부엌문의 경상도 방언) 위에 걸린 당호 ‘우해요(牛海窯)’는 기와에 전서체로 각을 해 투박한 멋을 살렸다. “불경의 ‘니우입해(泥牛入海·진흙으로 만든 소가 바다에 들어가다)’에서 우(牛)와 해(海)자를 따온 것입니다.” 쉼 없는 정진만이 도예가의 길이라며 스승님이 지어줬다고 정 작가가 궁금증을 풀어준다. 쉼 없는 정진이 가져온 보상, ‘호박형 다기 세트’ 대상 수상 차 한잔하고 시작하자며 이끈 곳은 두 칸짜리 방을 터서 만든 전시 공간이자 거처이다. 차향이 그윽하고 진열장엔 도예 작품들이 빼곡하다. 부산공예학교를 거쳐 회화를 전공한 그는 2001년도에 이곳에서 새 둥지를 틀었다. “인생이라는 것이 운도 따라줘야 합니다. 공예품대전에 꾸준히 출품했지만, 대상은 처음입니다. 쉼 없는 작업에 대한 보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겸손의 말이다. 정 작가는 올해 ‘제52회 경상남도 공예품대전’에서 ‘호박형 다기 세트’로 당당히 대상을 차지했다. 총 292점의 출품작 중 92점이 입상했고, 그의 작품이 경남 최고의 공예품으로 선정됐다. 독특한 문양 기법과 돋보이는 색상 완성도, 담백하면서 화려한 느낌의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본인의 대상 수상보다 시군단체 부문에서 밀양시가 우수상의 영광을 안아 더없이 기쁘 단다. 백자 사랑·자연 사랑·차(茶)사랑 정 작가가 대상 작품을 내놓는다. 희다 못해 파르라니 눈부시다. 제대로 보았다며 백자토에 설백(雪白) 유약을 발라 푸른 기가 돈다고 했다. 6개월 가량 수없이 만들고, 바르고, 굽고, 부수는 과정을 거쳐 완성한 작품이라며 손길이 조심스럽다. 그는 두 분 스승(김익영, (故)김대희 도예가)의 영향으로 백자의 신비로움에 매료돼 백자 중심의 작업을 하고 있다. 작품의 형태에 대해서는 “농사는 작업의 연장입니다. 자연 속에서 영감을 많이 받는데, 호박 모양을 접목해봤습니다”라고 답한다. 차(茶)를 좋아하고 관심을 가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차 도구를 만들게 되었단다. 그는 백자와 자연, 차(茶)와 썸타다 푹 빠져버린 진정한 도예 사랑꾼이다. 경상남도 공예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힘 보탤 것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하는 작가의 작업 공간은 어떨까. 기존 우사에 작업대와 진열장을 짜 넣은 소박한 작업실이다. 흙냄새 가득한 이곳에는 아직 가마의 뜨거운 열기를 만나기 전 말간 작품들이 가득하다. 작가가 불어넣는 생명의 손길을 받아 황홀한 순백의 빛을 뿜어낼 준비를 하고 있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과 소망을 물었다. “유휴공간을 활용한 경남 공예인 문화재단의 설립은 꼭 필요합니다. 남해 독일마을과 같은 공예마을 조성, 공예 아트페어 등의 국제행사 개최 등 아직 할 일이 많습니다. 신진 공예가들을 위해 선배 작가들이 해야 할 일입니다.” 정 작가는 경상남도와 밀양시가 함께 힘을 보탠다면 경상남도 공예산업이 가마 속의 불꽃처럼 타오를 거라고 덧붙인다. 우해요(牛海窯)위치 밀양시 단장면 구미2길 42문의 055)352-3254
22.09.14.사천시시설관리공단이 지난 2월 환경사랑공헌 부문에서 환경부장관상을 받았다.공단의 지속 가능한 환경경영과 더불어 직원들의 봉사활동이 수상 배경이 됐다.봉사 이력은 짧지만 내실 있는 봉사를 하고 있는 하수처리시설팀의 ‘만능수리공’을 만났다. (경남공감 2022년 8월호) 글 박정희 사진 유근종 하수처리시설팀원 ‘만능수리공’에 진심을 쏟다 사천시시설관리공단은 2017년 9월 설립됐다. 신생 기업인만큼 공단의 사회적 가치 실현에도 관심이 많아 전 부서 5개 팀 168명의 직원이 동참해 부서별 특성에 맞게 지역사회공헌활동을 한다. 힘들게 살아가는 지역민에게 꿈과 용기를 주기 위해 이들을 초청해 사천시 바다케이블카를 태워 주기도 하고 성품 전달, 재능 기부, 견학 지원, 농촌 봉사, 환경정화 활동 등을 한다. 이 모든 활동은 사천시 바다케이블카의 캐릭터 ‘포포도리 봉사단’ 이름으로 이뤄지고 있다. 상괭이의 영어이름인 ‘포포이즈’에서 따온 ‘포포’에다, 케이블카 기계장치가 돌아가는 모습을 표현한 ‘도리’를 더한 이름이다. 사실상 공단 전 직원이 포포도리 봉사단인 셈이다. ‘만능수리공’은 하수처리시설팀의 봉사활동 팀 이름이다. 오래전 미국 드라마 <맥가이버>의 주인공 맥가이버처럼 취약계층을 찾아 뚝딱뚝딱 어려움을 해결해주는 수리공들이다. 본업은 물론 하수처리팀 업무. 75명의 하수처리시설팀원들은 사천과 삼천포 지역으로 나눠 공공하수처리시설, 분뇨처리시설, 가축분뇨 처리시설, 음식물 처리시설 등 총 38개소를 관리한다. 출장이 잦고 바쁘지만, 연 2회 돌아가면서 7~8명씩 팀을 짜고 취약계층 집을 찾아 노후한 전기를 손보고 문짝도 수리해준다. “하수처리시설팀에는 다양한 직군이 모여 있습니다. 민간에서 전기·소방·통신 분야 자격증이 있는 전문경력자들과 사천시청 전 직원, 신규 직원까지 층이 넓어요. 연령층도 20~50대 후반까지 넓어서 의견도 다양할 것 같지만 만능수리공으로서 사회에 기여하고 싶어 하는 마음은 똑같습니다.” 홍관표(49) 하수처리시설팀장의 설명이다. 설문조사로 취약계층 꼼꼼 선정, 철저한 준비로 봉사 실제로 만능수리공들은 참으로 봉사에 진심이다. 대상자 선정부터 팀원이 직접 간여해 엄격히 뽑는다. 황철영(44) 과장의 설명에 자부심이 묻어난다. “‘진짜로’ 어려운 취약계층을 어떤 범위로 봐야 할지 직원 의사를 묻는 자체 설문조사를 실시해서 계획을 수립했습니다. 장애인을 취약계층으로 꼽는 응답이 많았습니다. 누군가 정해주는 대상자를 요식행위처럼 찾아가서 도와주는 수준이 아닌 거 지요.” 봉사활동 과정도 꼼꼼하다. 봉사할 지역을 먼저 정하고, 해당 면사무소 등에 연락해서 취약계층 추천을 받아 사전점검을 나간다. 어느 정도로 도움이 필요한지 현장 조사를 해서 해당 자재를 먼저 구입한다. 필요한 경우 일과 중 틈틈이 제작하기도 한다. 문짝 같은 경우 현장에 가서 붙일 수 있을 정도까지 작업을 해간다. 1회 봉사에 기본적으로 사흘 이상 공을 들인다. 환하게 웃음 지으며 “고맙다”할 때 보람…활동 늘려나갈 계획 봉사는 받는 이보다 하는 이를 더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기도 한다. 사실은 자신이 남에게 도움을 준다고 생각했는데, 도움을 받은 상대가 고맙다고 진심어린 인사를 건넬 때 겸손함을 배우고 공동체 의식이 자신도 모르게 발전하는 것이다. 그동안의 봉사활동에 계속 참여했다는 이정우(41) 대리와 김예리(40)·김동한(41) 사원 모두 이구동성으로 자신 안의 변화를 설명했다. “학교 다닐 때 더러 봉사를 해본 적은 있습니다. 동네를 청소해 보기도 했고요. 21-1.jpg그런데 이 봉사는 좀 다릅니다. 먼저 방문해 보면 예상했던 것보다 더 어렵게 사시는 분들이 많아 가슴 아픕니다. 문짝을 갈아드리고, 낡고 화재 위험이 큰 분전반을 갈아드렸을 때 어르신들이 고마워할 때는 정말 큰 보람도 느끼고요. 뭔가 큰 것을 해낸 것 같은 뿌듯함이 생깁니다.” 그래서 팀원들은 마음 같아서는 봉사활동 횟수를 대폭 늘리고 싶다. 지난해부터 봉사를 시작해 사실상 봉사활동 초창기인 셈이니, 조직도 더 탄탄해지고 팀원의 업무역량도 더 커지면 가능할 것이라고. 만능수리공이 뚝딱뚝딱 더 많이 활약하면, 힘든 어르신들의 시름이 좀 덜어지고, 조금 더 행복한 사회가 될 듯하다.
22.08.24.‘차(茶)’라는 단어는 건강, 하동, 차 축제, 장인, 어르신 등의 연관어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한다. 청년 이미지는 드물다. 그런데 앞으로는 달라질지도 모르겠다. 중국까지 유학 가서 차를 공부 하고 돌아와 국내 차 산업에 뛰어든 당찬 20대 청년이 있어서다. 2021년 경남도의 청년로컬크리에이터 육성 사업에도 선정된 옥선명차 대표 하윤(29) 씨다. (경남공감 2022년 6월호) 글 박정희 사진 김정민 남들이 가지 않은 ‘차 공부’ 중국 유학길 그를 만나러 날 좋은 날 하동군 화개면으로 향했다. 화개장터 인근에서도 8km나 더 들어가는 심심산골이다. 차의 본고장답게 가는 길목 곳곳에 차 업체가 포진해있다. 도착지에 내리자, 조금 전까지도 차를 만들다 나왔다면서 하윤 씨가 반겨준다. 옥선명차는 모친 이은경(57) 씨가 대표를 맡고 있는 요산당 2층에 있다. 사방이 유리로 된 신식 티 룸이다. 차밭이 훤히 내다보이는 풍경부터 예술이다. 우전을 내려 권하는 손길이 단정하다. 집안 대대로 차 농사를 해서 차를 전공했나 보다 짐작하고 물었다. “아니요. 자연스럽게 차를 접하고 살았지만 차를 업으로 할 생각은 못 했죠. 시작은 도시 유학 실패 때문이었어요.” 하동에서 나고 자라 하동중학교에 다닐 때까지 공부를 곧잘 했던 그는 자신이 특별하다고 생각했단다. 진주로 고교진학을 했는데, 이게 실패했다는 뜻이다. 남들처럼 좋은 대학가는 게 꿈이었고, 당연히 그리될 줄 알았으나 원하는 만큼 성적이 안 나오면서 다른 길을 모색한 게다. 아버지 하구(57) 씨가 추천했다. 중국에 가서 본격적으로 차 공부를 해보라고. 진입은 쉬우나 졸업 어려운 절강대 차 학과 1년 중국 어학연수, 그다음 중국 항저우(杭州)에 있는 절강대 차 학과에 진학했다. 어학연수 시절은 한국으로 다시 돌아오고 싶을 만큼 힘들었다. “먹는 것도, 위생도, 심지어 인터넷 환경까지 힘들었어요. 한동안 밥을 못 먹었죠. 그래도 대충할 수는 없었어요. 부모님이 힘들게 보내주셨는데 싶어서요.” 어학연수 시간을 남보다 알차게 보낸 그는 중국 5대 명문으로 꼽히는 절강대 차 학과를 4년 만에 무사히 졸업할 수 있었다. 2015년 입학해 2019년 졸업했다. 절강대는 진입은 쉽고 졸업은 어려운 학교로 유명하다. 학년이 바뀔 때마다 유학생이 20%씩 중도 포기할 정도다. 특히 차 학과는 오래전 한국인이 2~3명 정도 학사로 졸업했을 뿐 수년간 졸업생을 배출못했다. 입학생은 더러 있었어도 다른 과로 전과하거나 자퇴하는 경우가 많다니, 그의 노력이 짐작된다. 부단히 차 실험하며 제품의 질 향상 어학연수 시절을 포함해 중국생활 6년간 그는 매년 봄 고향에 왔다. 향수병 때문이 아니라, 차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 즉 3주 정도의 제다 기간(4월 중순~5월 초)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차의 종주국에서 배운 내용을 실험하고 접목해 제품 질을 높여갔다. 옥선명차 사업자 등록은 2019년에 했다. 그해 6월 졸업하고 대학원 진학 전 일단 사업자로 등록하자 싶어서였다. 그해 하반기 한 학기 대학원을 다니기는 했으나, 이듬해 2020년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심해지면서 유학생활을 접어야했다. “제가 대학에서 공부한 시점이 그나마 참 운이 좋았어요. 같이 입학했는데도 졸업이 미뤄졌던 친구들은 코로나로 발이 묶이기도 했거든요. 대학원 학업을 계속 잇지 못한 건 아쉽지만, 그 덕분에 고향으로 돌아와 본격적으로 사업을 할 결심을 하게 됐지요.” 젊은 소비자 유인할 차 산업 활성화 꿈 사업자 이름은 옥선명차, 브랜드는 ‘일구다’이다. 뜻만큼 이름이 멋지다. 부모님이 운영하는 요산당 창고 자리를 리모델링해 공간을 ‘일궜다.’ 미술을 전공한 남동생(하선·27)이 리모델링에 도움을 줬다. 각종 청년 농업인 지원 공모사업에도 선정되기도 했다.청년을 지원하는 정책이 많다는 점에 놀라웠다고 한다. 대외적으로 벌써 상도 많이 받았다. 하동에서 매년 여는 야생차문화축제에서 2019년부터 해마다 상을 타고 있다. 지난 5월에 열린 25회 대회에서도 옥선명차는 발효 부문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꿈을 물었다. “차가 올드하다는 이미지가 있잖아요. 저는 젊은 사람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차 브랜드로 키우고 싶어요. 하반기에는 친환경 재질의 망을 사용한 티백도 출시할 예정입니다.” 카페 형식의 티 룸부터 진열된 유리다기(그는 직접 중국에서 수입해서 판매하고 있다), 종이 재질 지통이 아닌 산뜻한 느낌을 주는 금속 재질 틴 케이스 제품 하나하나까지 젊은 감각이 배어 있다. 그가 일궈나갈 젊은 차 산업이 어떠할지 벌써 궁금하다.
22.06.21.